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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 측에 2015년 12월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를 사실상 늦추자고 제안한 것은 당초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공약에서 “북한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한·미연합 억지력을 포함한 포괄적 방위역량을 강화하겠다”며 “2015년 전작권 전환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전작권 전환 정상 추진”을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이런 입장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 4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전략동맹 2015에 따라 2015년 12월 목표로 전작권 전환” 입장을 냈다.

정부 입장에 변화 조짐이 엿보인 것은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다.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 및 재래식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맥락에서 전작권 전환 역시 한·미 연합 방위력 강화 방향으로 준비하고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안보 위협을 이유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작권 전환 연기를 타진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은 2015년 전작권 전환을 위한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정상 추진에 무게를 실었다.

국방부는 지난달 다시 미국 측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겉으로는 예정대로 전작권을 전환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전환 연기를 추진해왔던 것이다.

정부 입장 변화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김관진 국방장관 등 군 출신이 외교안보 라인을 주도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남 원장은 지난 3월 인사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에 공개 반대했다.